“살려주세요!” 불타는 아파트서 아이들 창밖으로 던진 엄마

입력 2020-09-08 00:01 수정 2020-09-08 00:01
노보시비르스크뉴스

불이 난 아파트에서 어머니가 아이들을 창밖으로 던져 밑에 있던 주민들이 아이들을 받아내 어린 생명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노보시비르스크의 한 아파트 3층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집에는 류보프 파블루니나(25)와 3살, 4살 난 어린 아들 둘이 자고 있었다. 파블루니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자고 있는데 갑자기 큰 폭발 소리가 들리더니 창문이 깨졌고 모든 게 불길에 휩싸였다”며 “사고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옆에서 자고 있던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또렷했다”고 설명했다.

화재에 잠이 깬 파블루니나는 다급히 아이들을 끌어안고 창문 밖으로 소리쳤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에서 아이들을 안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그녀를 본 이웃 주민들은 황급히 담요를 챙겨 들고 그녀의 집 밑에 펼쳤다.

파블루니나는 “방에서 창문까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도와달라고 외쳤다”며 “사람들이 담요를 펼쳐 들고 아이들을 던지라고 했지만 너무 무서웠다”고 밝혔다.


이후 파블루니나는 아파트 3층 높이에서 창밖으로 아이들을 던지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불길은 점점 더 크게 번졌고 그는 연기를 마신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결국 용기를 냈다.

파블루니나는 아이들을 차례로 창밖으로 던졌고, 밑에서 담요를 펼치고 있던 이웃 주민들은 안전하게 아이들을 받아 구급차에 실어 보냈다. 이후 그녀도 아래층 주민 도움으로 이불보를 생명줄 삼아 탈출했다. 같은 층에 있던 다른 주민 3명도 같은 방식으로 구조됐다.

파블루니나의 용기와 이웃 주민들의 발 빠른 도움으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신 두 아이는 치료를 받고 당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블루니나를 포함한 다른 주민들도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찔한 사고를 겪은 파블루니나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저 아이들이 우선순위였다”면서 아이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