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불타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초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이미 서울시 전체 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불에 탔다. 이미 사상 최대 피해 기록을 경신했다.
미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불탄 면적은 209만4955에이커(약 8479㎢)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의 14배, 뉴욕시 전체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캘리포니아 소방국 소방대장 리처드 코도바는 CNN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아직 산불 시즌인 10월과 11월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기록이 깨졌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지난달 15일 이후 대형 산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도 캘리포니아 내륙 센트럴밸리에 있는 시에라국립산림에서 지난 4일 저녁 발생한 ‘크리크파이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소방관 450여명이 긴급 진화작업에 동원됐다. 이 산불로 인기 휴양지 매머스 풀 저수지를 오가는 유일한 도로가 막혀 최소 224명의 야영객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들은 출동한 구조 헬기를 타고 가까스로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데라카운티의 타이슨 포그 보안관은 “지금 상황은 지옥같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진행 중인 산불 사태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립기상청은 7일까지 캘리포니아에 낮 최고기온이 42~44도에 달하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기온은 49.4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기후변화는 현실”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있다면 캘리포니아에 와보시라”고 강조했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대정전 사태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에릭 가르세티 로스엔젤레스 시장은 이날 “전력 수급량이 위태롭다”며 주민들에게 전기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동온도 조절기는 25도로 두고 여분의 전등은 꺼달라고 당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