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대비 ‘학사교류’ 도입을” 김동원 전북대총장 제안 주목

입력 2020-09-07 14:00
김동원 전북대 총장. 전북대 제공.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교육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대학 간 문호를 활짝 열고 시스템을 공유하는 ‘학사 교류’를 도입해야 합니다.”

김동원 전북대 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 ‘학사 교류’를 대학교육의 뉴노멀로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김동원 총장은 7일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2학기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집을 떠나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사 교류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사 교류는 현행 10~20명의 학생을 맞교환 방식으로 진행하는 ‘학점 교류’를 벗어나 대학 간 학사 시스템 자체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김 총장은 “학사 교류를 하게 되면 학생들은 적을 둔 대학에서 벗어나 실제 거주하는 지역에서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해진다”며 “이를테면 부산에 집을 둔 전북대생은 부산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전북출신 부산대 학생은 전북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달이나 다음 달 중 거점 국립대 총장들과 협의회를 갖고 이를 위한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논의하는 한편, 교육부에도 정책 시행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전북대 전경. 전북대 제공.

현재 국내 대학들의 외지 학생 비율은 40~60%에 이른다. 전북대의 경우 재학생 1만 8000여명 중 타지역에서 온 학생이 50%를 웃돈다. 외지 출신 학생들은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수업 등이 시행되면 출석 문제 등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다.

또 비대면 수업은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부족하고 특히 이공계 실험·실습이나 예체능계 실기 등은 비대면 수업이 불가능하다.

김 총장은 “학사교류 제도가 활성화하면 학생들이 먼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바이러스 감염 우려도 줄어들고 비대면 수업의 질 저하도 예방할 수 있어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각 대학의 기준 완화와 공통 가이드라인 마련, 교환학생 교류 자격의 통일과 인원 제한 해제 등 대학 간 학점교류의 문화개방을 위한 다채로운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학생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학별 수업 패턴의 단일화와 함께 성적평가도 절대평가나 통과·낙제(pass·fail) 방식으로의 전환 등 선결 과제도 제시했다.

김 총장은 “먼저 학사 구조가 비슷한 국립대를 중심으로 시행하고 사립대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당장 이번 학기부터라도 거점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사교류가 활성화하면 대학 교육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돼 교육의 질도 높아지고 장기적으로는 학생수 감소에 따른 지방대 위기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공동학위제를 함께 시행할 경우 학생들의 취업과 학교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