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이춘재(56)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이춘재가 법정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춘재 증인 채택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부가 ‘진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장 체모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감정 불가’ 판정이 내려진데 따른 것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7일 열린 이 사건 재심 5차 공판에서 “재심 재판 마지막 증인으로 이춘재를 소환해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달 11일 현장 체모 2점에 대한 감정 결과가 국과수로부터 도착했다”며 “그러나 해당 체모는 테이프로 인한 오염과 30년 이상 보관된 시간으로 인해 DNA가 손상 및 소실 됐고, 모발이 미량이어서 DNA가 부족해 ‘판단 보류(감정 불가)’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이춘재를 증인으로 채택, 재심 재판 마지막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 법원은 국과수가 2017~2018년쯤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이춘재 8차 사건 감정 관련 기록물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했으며, 검찰은 곧바로 영장을 집행해 체모를 확보했다.
국과수는 6월 감정 작업에 착수, 현장 체모 2점과 재심피고인 윤성여(53)씨의 DNA, 그리고 대검이 보관 중이던 이춘재의 DNA 데이터베이스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달 감정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