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시민의식 대구가 ‘으뜸’

입력 2020-09-07 11:22 수정 2020-09-07 13:30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주말 대구 동성로 모습. 대구시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 등으로 거리가 텅비었다. 뉴시스

대구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고 난 후 생겨난 불안감이 방역수칙 준수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8월 5~11일) 대구시민 31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이벤트에서 ‘최근 대구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이나 대구의 장점’을 물은 결과 응답자들은 대구의 민·관이 힘을 합쳐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선진 시민의식’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방역수칙 준수 분위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대구시가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높아졌던 8월 29~30일(주말) 시민들의 이동 변화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구시민들의 수도권 이동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나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에서의 대구 유입은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 2~3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때 대구시민들은 철저한 개인방역과 자발적 이동제한을 통해 지역 확산을 막아냈다. 당시 대구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최대 50% 줄었다. 당시의 자발적 이동제한 노력이 이번에도 재연된 것이다.

마스크 쓰기도 마찬가지다. 신천지 사태를 겪은 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대구다. 대구시민들 역시 시의 정책에 적극 동참해 마스크 쓰기를 잘 지키고 있다고 시는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사태를 겪은 대구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2일까지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구시민 인식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1.2%가 코로나19 때문에 지역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안하고 우울하다는 응답도 45.8%에 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민들은 코로나19의 무서움을 잘 알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며 “대구시 역시 시민의식을 믿고 방역행정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