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고 난 후 생겨난 불안감이 방역수칙 준수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8월 5~11일) 대구시민 31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이벤트에서 ‘최근 대구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이나 대구의 장점’을 물은 결과 응답자들은 대구의 민·관이 힘을 합쳐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선진 시민의식’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방역수칙 준수 분위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대구시가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높아졌던 8월 29~30일(주말) 시민들의 이동 변화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구시민들의 수도권 이동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나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에서의 대구 유입은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 2~3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때 대구시민들은 철저한 개인방역과 자발적 이동제한을 통해 지역 확산을 막아냈다. 당시 대구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최대 50% 줄었다. 당시의 자발적 이동제한 노력이 이번에도 재연된 것이다.
마스크 쓰기도 마찬가지다. 신천지 사태를 겪은 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대구다. 대구시민들 역시 시의 정책에 적극 동참해 마스크 쓰기를 잘 지키고 있다고 시는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사태를 겪은 대구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2일까지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구시민 인식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1.2%가 코로나19 때문에 지역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안하고 우울하다는 응답도 45.8%에 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민들은 코로나19의 무서움을 잘 알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며 “대구시 역시 시민의식을 믿고 방역행정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