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노상방뇨범도 ‘검찰개혁’ 외치면 정의의 투사”

입력 2020-09-07 09:55 수정 2020-09-07 10:42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유튜브 캡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노상방뇨를 하다 경찰에 걸렸을 때 ‘문제는 검찰 개혁이다’라고 외쳐보자”며 “그러면 당신은 잡범에서 졸지에 정의의 투사로 변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전 보좌관이 추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의혹에 대해 “본질은 검찰 개혁”이라고 반론을 펼치자 이를 비꼰 것이다.

서 교수는 지난 6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뜻이 변질된 검찰 개혁은 비리를 저지른 현 정권 인사들이 자신을 정당화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며 “추미애 대신 아들에게 전화를 건 보좌관이 검찰 개혁을 외친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하지만 이 단어가 꼭 저들만의 전유물일 필요는 없다”며 일반인들도 뭔가 잘못했다 싶으면 ‘검찰 개혁’을 외쳐 보라고 제안했다.

앞서 추 장관 아들 군부대에 휴가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는 전 보좌관 A씨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택 인근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부대 전화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면서 “검찰 개혁을 해야 하는데 왜 자꾸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서 교수는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 개혁’이라는 말의 뜻이 뒤집어졌다고 분석했다. 예전에는 검찰이 언제나 권력의 눈치를 보며 수사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검찰이 아무런 통제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쪽으로 논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수사가 10여년 만에 뒤집어진 사실을 예로 들었다. 서 교수는 “10여년 전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준 검사들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며 꽃길을 걸었다”며 “반면, 정권에 반하는 수사를 한 이는 죄다 좌천되거나 옷을 벗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소신껏 수사를 할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물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사정이 이렇다면 검찰 개혁의 올바른 방향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면서 “문통(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것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국민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보이는 데만 관심이 있었던 문통은 윤석열 총장을 임명할 때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 덕담을 건넸다”며 “정작 윤 총장이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기 시작하자 그는 특유의 격노를 시전했고, 윤 총장 사단은 ‘대학살’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야 할 개혁을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해버렸으니 검찰 개혁이란 구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게 양심에 맞지만 희한하게도 그 뒤부터 전국 곳곳에서 검찰 개혁이란 구호가 울려 퍼졌다”며 “서초동에서 있었던 조국(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가 바로 그 시초”라고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