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으로 심판 맞힌 조코비치, 충격의 US오픈 실격패

입력 2020-09-07 08:22 수정 2020-09-07 10:01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가 6일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4라운드 스페인의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와의 경기 중 실점한 것에 화나 무심코 뒤로 쳐낸 공에 맞아 쓰러진 여자 선심을 찾아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로 인해 부전패를 당해 그랜드슬램 대회 18번째 우승 도전과 올해 들어 이어온 26연승 무패 행진이 끝났다. 뉴시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2020 US오픈에서 실격패를 당했다. 올해 들어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고 26연승 가도를 질주해 왔던 조코비치여서 팬들의 충격이 컸다.

조코비치는 한국시간으로 7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6강 전에서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27‧스페인)와 맞붙었다. 이날 1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서던 조코비치는 5-5로 동점을 허용한 뒤 5-6으로 역전을 당한 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라켓으로 공을 쳐 코트 위로 날려 보냈다.

바운드 없이 날아간 공은 경기장 뒤편에 서 있던 라인 엄파이어(선심)을 가격했고 선심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놀란 조코비치는 선심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선심은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스러워했다. 경기는 일시 중단됐고 조코비치는 대회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으나 US오픈 조직위원회는 결국 조코비치를 실격 처리했다.

미 테니스협회(USTA)는 “그랜드슬램 규정에 따라 코트에서 고의적으로 또는 무모하게 공을 쳐 낸 조코비치에게 부전패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USTA는 이어 “조코비치는 부전패했기 때문에 US오픈에서 획득한 랭킹 포인트를 모두 잃고, 이번 사건에 대해 부과된 벌금 외에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도 벌금으로 부과받게 된다”고 밝혔다.

조코비치가 재차 해명에 나섰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선수가 실수로 코트 관계자를 공으로 쳐 부전패 당한 사례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2017년 캐나다와 영국의 데이비스컵 테니스 대회에서 캐나다의 데니스 샤포발로프가 실수로 심판의 얼굴을 때리면서 부전패를 당했다. 또 1995년 윔블던 복식 경기에서도 팀 헨만이 볼걸의 머리를 공으로 맞혀 파트너 제러미 베이츠와 함께 부전패 당했다.

이번 실격패로 조코비치의 메이저대회 18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20회)와 라파엘 나달(스페인‧19회)에 이어 역대 3위인 메이저 17승을 기록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2020년 전승 행진도 ‘26경기’에서 멈췄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