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일본 규슈 지역 서부를 따라 북상하며 곳곳에서 부상자와 정전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하이선이 기록적인 폭우와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고 규슈 거주민 500만명 이상에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오후 4시를 기준으로 81만명에 대피령이, 465만여명에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후쿠오카시도 산사태와 침수 등을 우려해 텐진과 하카타역 등 중심지 거주민을 포함한 지역민 77만여명에 대피를 권고했다. 시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내려진 대피 권고는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는 야간을 틈타 비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태풍을 피해 대피함에 따라 정부가 마련한 피난소는 만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미야자키시의 경우 현 내 모든 지역에서 피난민이 발생해 7300여가구 1만3500명이 체육관이나 공민관 등에 대피해있다.
신문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피난민을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대피소를 위해 다른 대피소에 인원을 분산시키는 등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려 하고 있다. 오후 8시 기준으로 이미 108곳에 개설된 미야자키시 피난소 중 21개 시설이 정원을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으로 인한 부상자도 발생했다. 가고시마현에서는 지난 5일 70대 남성이 피난소 설치 작업 중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한 80대 여성은 강풍에 닫힌 덧문에 손을 끼어 경상을 입기도 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돌풍에 바위가 날아가 인근 주택 창문을 산산조각내는 등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태풍이 거세지며 정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나가사키와 구마모토, 미야자키, 가고시마 등 4개 현에서 14만2600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중 가고시마현의 정전 피해가 12만6400여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키나와전력에 따르면 오키나와에서도 460여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7일 오전까지 세력을 유지한 채 규슈 지역 서해안을 타고 올라오며 기록적인 호우와 폭풍, 해일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