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이어 로열 필하모닉도 공연장 밖 ‘거리 공연’

입력 2020-09-06 17:12
5일(현지시간)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PO) 단원들이 런던 웸블리 공원 스페인 계단에서 공연하고 있다. 이날 단원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지난 3월 코로나19 폐쇄 이후 첫 야외 라이브 공연을 펼쳐 대중에 깜짝 연주를 선사했다. 신화뉴시스


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이어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PO)도 깜짝 야외 공연으로 관객을 만났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이례적인 거리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공연장이 닫힌 가운데 세계적인 악단들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마련한 자구책의 하나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로열필이 5일(현지시간) 웸블리 파크 스페인 계단 등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로열필의 공연은 지난 3월 공연장 봉쇄가 시작된 이래 처음 진행된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야외에서 연주자 간 간격을 벌린 형태로 진행됐다.

조시 맥노튼 웸블리 파크 예술감독은 “이번 협력을 통해 우리는 지역 사회와 방문객이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라이브 오케스트라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며 “로열필이 봉쇄된 이후 첫 공연 장소로 웸블리 파크를 선택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또 다른 세계적 권위의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속 연주자들이 극장 밖에서 버스킹으로 관객을 만났다. 뉴욕필의 비올라 수석 신시아 펠프스와 첼리스트 구도 스미레,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지스켈은 지난달 28일 브루클린의 한 공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트리오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이 공연에서 뉴욕필이 현대 미국 작곡가인 카를로스 사이먼에게 위탁한 ‘루프’를 초연했다.

오케스트라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길거리 공연을 진행하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공연장이 재가동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오케스트라가 공적 자금으로 굴러가는 것과 달리 영·미권 오케스트라는 자체 수익으로 예산을 충당하는 구조여서 자구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로열필은 이튿날인 6일에도 웸블리 파크에서 총 38명의 단원들이 오르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월 이후 공연을 잠정 중단한 뉴욕필은 향후 ‘뉴욕필 밴드왜건’이라는 타이틀 아래 교향악단 소속 연주자들을 픽업트럭에 태워 뉴욕시 곳곳에서 버스킹 연주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