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노조 리스크까지…속 앓는 한국지엠·르노삼성

입력 2020-09-07 06:01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하반기 들어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노조 때문에 속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쇼크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확산되면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이번 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1~2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0%의 찬성률을 얻었고,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안 등을 두고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강경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GM은 하반기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출 실적 개선과 함께 적자구조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한국GM은 지난 7월 2만7644대, 지난달 2만18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20.7% 오른 판매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량 공급도 원활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 측은 남은 기간 노조와 협의를 통해 파업 수순을 밟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도 고민이 크다. 최근 노조가 집행부를 중심으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등을 요구해왔으나 사측과의 교섭 진전은 없는 상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오는 9~10일 예정된 조합원 총회에서 ‘민주노총 가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3월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한 바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XM3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내수 판매량을 늘려왔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5만5242대로 전년 동기(3만6506대)보다 51.3%나 늘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신차 효과가 떨어지면서 판매량이 다시 줄고 있다. 지난 7~8월 내수 판매는 1만240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9%가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내놓을 신차가 더 이상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수 판매 증가가 불확실한 상태다.

르노삼성차는 노조 이슈가 불거질 경우 수출 물량 배정에도 영향을 받을까봐 노심초사 중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은 지난 3월 닛산 로그 위탁 생산 계약이 끝난 뒤 후속 차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