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복당, 국민의힘 뇌관되나…단계적 복당론 ‘솔솔’

입력 2020-09-06 15:51 수정 2020-09-06 16:37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4일 대구 수성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통합신공항 특별법' 입법 추진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중량급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향후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당명 개정을 비롯한 당 쇄신 1단계를 마무리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향한 날선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적 복당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하루에만 두 차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겨냥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첫 글에선 “당권을 쥔 입장에서 보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역량이 검증된 지도자급 국회의원들의 복당을 막는 것은 당을 비대위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질없는 영역방어 본능에서 벗어나야 한다. 속 좁은 리더쉽으로 당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 글에 “고맙소”라는 댓글을 달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장 의원의 두 번째 글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었다. 무소속 권성동 김태호 홍준표 의원을 치켜세우며 “우리는 왜 키워주고 띄워주지는 못할망정 외면하고 깎아내리기만 하고 있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오로지 당권 강화에만 혈안이 되어, 범야권 통합에 장애물이 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중량급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외면한 채 당내 대선주자가 없다는 투로 말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였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김종인 비대위를 향한 불만 표출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종인 비대위를 마뜩지 않게 여기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복당 문제를 고리로 비대위 흔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비대위 출범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당이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게 되면 그다음에 가서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갈등이 터지기 전에 단계적 복당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대선 주자급 무소속 의원의 경우 조금 더 당의 쇄신 작업이 진행된 뒤 복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며 “당내 이견이 없고 이미 복당 의사가 뚜렷한 의원들에 대해선 복당 논의를 해볼 단계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 등을 먼저 복당시키는 선별적 복당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선별적 단계적 복당 방안 역시 당내 갈등을 더 키우는 악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무소속 복당 문제는 향후 국민의힘 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김 위원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떻게 발휘될지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지”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복당 문제와 관련한) 당내 의견을 살펴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