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340만2000달러)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온 여자 복식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대회 여자 복식 2회전(16강)에 오른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티메아 바보스(헝가리)조가 탈락했다고 6일 밝혔다.
이런 결정이 내려진 건 이 조의 구성원 중 하나인 믈라데노비치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US오픈 참가가 좌절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랭킹 23위 브누아 페르(프랑스)와 밀접히 접촉했기 때문이다.
페르는 ATP 투어 웨스턴 & 서던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뉴욕에 토착한지 나흘 뒤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32위)와 대회 64강전 경기를 치르던 중 복통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이후 3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호텔 방에 10일 간 격리됐다.
믈라데노비치는 페르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함께 카드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USTA는 믈라데노비치의 숙소가 위치한 뉴욕주 낫소카운티의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결국 믈라데노비치에 ‘탈락 처분’이란 칼을 빼들었다. USTA는 연쇄 확진을 방지하기 위해 페르와 밀접 접촉한 7명의 선수를 특별 관리해왔다. 단식 2회전(64강)에서도 이미 탈락한 믈라데노비치는 결국 ‘악몽의’ 카드게임 탓에 대회 일정을 모두 마감하게 됐다.
믈라데노비치와 바보스는 각각 여자 복식 랭킹 3-4위에 올라있다.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들은 이번 대회에도 톱시드 배정된 ‘우승 후보’였다.
믈라데노비치-바보스 조가 탈락하면서 가브리엘라 다브로프스키(7위·캐나다)-앨리슨 리스크(84위·미국) 조가 부전승으로 3회전(8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맛봤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