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도 야외였는데…2.5단계에도 미어터지는 한강

입력 2020-09-06 13:59 수정 2020-09-06 14:29
한강에서 모임을 즐기는 사람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도 불구하고 서울 한강공원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정부 방역 조치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시민들의 부주의를 비난하는 지적이 높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2.5단계’ 적용을 오는 13일까지로 늘렸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강공원 현재 상황’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수많은 인파가 한강공원에 앉아 음식을 먹는 모습, 이들이 남기고 간 수많은 쓰레기 등이 담겨 있다.

한강에 버려진 담배꽁초 등 쓰레기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돼 오후 9시 이후 편의점과 주점 등에서 취식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전날 서울의 저녁 기온은 26도 안팎으로 선선했다. 이 때문에 ‘치맥’ 등을 즐기려는 인파가 한강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NS 곳곳에서도 한강 인파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마스크를 하지 않은 모습도 포착됐다.

온라인상에선 누리꾼들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취지는 최대한 사람이 모이지 않도록 하는 데 있는데 이런 의도를 어겼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광화문 태극기부대 집회 후 태극기며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소행이랑 같은 것”이라며 “거리두기를 하라 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15일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한 광화문광장 일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500여명에 달한다. 연합

다른 누리꾼은 “저런 식으로 해버리면 사회적 거리두기니 2.5단계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혹시 모르니 나 하나라도 조심하고 실천해서 빨리 종식시키자고 답답해도 참고 있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정작 사람들은 나라에서 금지하지 않은 것만 찾아 그쪽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보이는데 방역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자영업자만 때려잡지 말고 한강공원을 폐쇄해야 앞뒤가 맞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야외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가 전파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야외에서도 사람이 밀집되면 비말이 퍼져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풍선효과를 야기하는 정책보다 거리두기 3단계 등 더욱 강한 방역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