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가 올 시즌 5호 홈런을 쳤다. 홈런은 하루에 안타 4개를 몰아치는 과정에서 폭발했다. 공교롭게도 미국 텍사스주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1~2년을 더 뛰고 싶다”며 만 40세까지 현역을 연장할 희망을 밝힌 직후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추신수는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로 시애틀 매리너스를 찾아가 가진 2020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텍사스 레인저스의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5로 뒤처진 9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아 우중간 담장을 넘긴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하지만 텍사스는 후속 타자의 연속 아웃으로 점수를 더 만회하지 못하고 3대 5로 졌다.
텍사스가 이날 기록한 안타는 모두 10개. 그중 4개는 추신수의 몫이었다. 추신수는 4타수 4안타(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229로 상승했다.
추신수의 살아난 타격감은 최근의 부진한 흐름을 끊은 것은 물론, 올 시즌 텍사스와 계약 만료 이후의 거취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 연장 계획을 밝힌 직후의 일이어서 주목을 끈다.
추신수는 이 경기에 앞서 텍사스주 지역매체 댈러스 모닝뉴스와 인터뷰에서 “1~2년을 더 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비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 혼자 결정할 수는 없다. 나에겐 가족이 있고, 세 아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말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 뒀다.
추신수는 2013년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7월 24일에 개막해 팀당 60경기짜리 미니 시즌으로 펼쳐지고 있는 올 시즌은 추신수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다. 한때 이적설이 떠돌았지만, 지난 1일 트레이드 마감 이후에도 텍사스에 잔류해 있다.
추신수는 이 과정에서 기존의 리드오프(1번 타자)를 양보하는 결단도 했다. 지난주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과 면담을 통해 리드오프를 레오디 타바레스에게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타바레스는 이날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에 볼넷을 한 차례 골라 나갔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가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두 번째로 둔다. 타순을 내려도 괜찮다고 했는데, 그의 이타심을 생각하면 놀랍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댈러스 모닝뉴스는 “추신수의 이런 이타심이 (메이저리그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고, 계속 경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