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승승장구하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신장 혈관질환으로 열흘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시즌 3승에 도전할 5번째 선발 등판을 이틀 앞두고 복통을 느껴 응급실로 이송됐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6일(한국시간) “김광현이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를 위해 지난 5일 방문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 검진에서 신장 경색(renal infarction) 진단을 받았다”며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김광현은 병원에서 혈액 희석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 당분간 약물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오는 7일 시카고 리글리필드로 예정된 컵스와 원정경기 선발등판은 무산됐다.
신장 경색은 혈관질환이다. 김광현이 혈관질환을 호소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10월 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 증세를 나타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지난해 12월 김광현과 계약하면서 이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당초 우려했던 것은 혈관질환보다 맹장질환이다. 김광현의 복통이 자칫 맹장 수술로 이어지면 ‘시즌 아웃’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지난 7월 24일에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두 달을 조금 넘는 67일간 팀당 60경기씩 모두 900경기를 편성한 ‘미니 시즌’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미 시즌 종반을 향하는 상황에서 수술대에 오른 선수는 정규리그 출전이 불발될 수밖에 없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다행히 김광현의 복통은 맹장염이 아니었다. 하루 전만 해도 큰 고통을 느꼈지만, 이제는 통증을 제어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을 지난 3일(현지시간 2일)로 소급해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김광현은 정상적으로 회복이 이뤄지면 다음주 일요일인 13일 이후 1군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정규리그 폐막까지 15일을 남기는 시점이다. 문제는 회복의 경과다. 회복 기간이 길어질수록 김광현의 등판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
김광현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하고 있다.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는 선발 등판했다. 미국 언론들 중 일부는 김광현을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도 지목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