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4%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입력 2020-09-06 11:22 수정 2020-09-06 13:24

올해 하반기 청년 고용시장이 ‘시계제로’ 상태에 진입했다. 실물경제의 극심한 부진에 따라 기업의 고용 여력이 위축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올해 하반기 대기업 4곳 중 3곳은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단 한 명도 뽑지 않을 전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4.2%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중 신규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50%, 신규 채용 ‘0’인 기업은 24.2%였다.

한경연은 “지난 2월 실시했던 상반기 신규 채용 조사에서는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이 32.5%, 신규 채용 ‘0’인 기업은 8.8%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신규 채용 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25.8%였다. 이마저도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기업이 대부분(77.4%)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예정인 기업 중 전년 대비 채용을 늘리는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기업 10개사 중 7개사(69.8%)는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이어 유휴 인력 증가 및 TO 부재 등 회사 내부 수요 부족(7.5%),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5.7%), 정규직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5.7%),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의 어려움(5.7%) 순이었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언택트(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27.9%),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AI 활용 신규 채용 확대(13.6%), 4차 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6.6%) 등을 꼽았다. 특히 대기업 중 과반(54.2%)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언택트 채용을 도입(19.2%)했거나 도입을 고려(35%)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신산업 성장동력 육성 지원(16.9%),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4.3%), 진로지도 강화 및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10.4%)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산업 활력 제고와 고용 유연성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청년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