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가 7일부터 팀훈련에 합류한다. 메시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소속팀 FC바르셀로나를 떠나려다 법적 분쟁으로 비화돼 ‘잔류’를 선택했었다. 당장 출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팀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떠나고 싶다”던 메시의 결단은 이적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5일(현지시간) ‘메시의 캘린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메시의 일정을 소개했다. 그의 첫 번째 일정은 우선 팀 훈련 복귀다. 메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은 뒤 7일부터 팀에 합류한다.
팀은 오는 13일과 17일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지만, 메시는 27일 비야레알과의 20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경기부터 그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연기되면서 선수들에게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정규리그 3라운드부터 시작한다.
팀 합류보다 시선을 끄는 메시의 일정은 2021년 6월 30일이다. 팀과의 계약이 공식 종료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때가 되면 팀은 7억 유로(약 9864억원)의 바이아웃(최소이적료) 조항을 들먹일 수 없게 된다.
‘바르샤 원팀맨’ 메시는 지난달 26일 팩스로 이적을 요청했다. 20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겠다는 충격 선언에 세계 축구계가 들썩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차기 행선지로 떠올랐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의 맞대결 기대감도 높아졌다. 메시의 에이전트인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주제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구단 회장과 면담까지 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해 이적은 더욱 가시화됐다.
그러나 메시는 코로나19, 천문학적 바이아웃에 발목을 잡혔다. 계약서에는 시즌 종료 시점인 지난 6월 10일까지 메시가 계약을 일방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늦게 끝나면서 구단은 이미 메시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면서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메시는 법적 싸움을 포기하고 팀에 남기로 했다. 그는 잔류선언과 함께 “재판으로 가는 방법이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클럽이기에 바르셀로나와 법정에 서지 않을 것이다.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히면서 구단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마르카는 “메시가 내년 4월쯤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회장이 뽑히면 계약 갱신 여부를 놓고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메시는 올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20년 애정이 식었다는 속내를 만천하에 드러낸 만큼 로날드 쿠만 신임 바르셀로나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