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볼lab] 가성비 장착 Q92…우리 LG가 달라졌어요!

입력 2020-09-06 05:55 수정 2020-09-06 05:55

LG전자가 새로 내놓은 보급형 스마트폰 Q92는 기분 좋은 낯섦이 가득했다. 첫 느낌은 기존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LG전자 스마트폰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오랜만이었다.

Q92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가성비 좋은 중국산 스마트폰을 만졌을 때와 비슷했다. 단박에 ‘보급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느낌이 좋았다. 후면 카메라 부분은 벨벳을 연상시켰고, 소재는 플라스틱을 사용했지만, 전반적인 만듦새는 비교적 단단한 느낌이었다.

Q92는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정도만 제외하면 상반기에 LG전자가 내놨던 벨벳보다 오히려 스펙이 더 좋다. 벨벳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Q92는 LCD를 사용했다는 것 정도가 차이다.

반면 가격은 Q92가 49만9400원으로 벨벳(89만9800원)의 절반 수준이다. Q92는 ‘보급형’, 벨벳은 ‘매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모델임을 고려하면 Q92의 가성비는 탁월하다. 벨벳의 유일한 단점이 가격이었다면, Q92는 그 단점마저 없앤 모델인 셈이다.

Q92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 765G를 탑재했다. 벨벳에 들어간 스냅드래곤 765보다 성능이 좀 더 좋은 제품이다.

Q92는 후면에 쿼드 카메라를 장착했고, 6.67인치 풀HD+ 디스플레이, 4000mAh 배터리 등의 사양을 갖췄다. RAM 6GB, 저장공간 128GB로 일상적인 용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또 크리에이터스 킷 적용해 ‘보이스 아웃포커싱’, ‘ASMR’, ‘타임랩스 컨트롤’ 등도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보급형 모델에 제조자개발생산(ODM)을 늘리고 있는데 Q92는 LG전자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했다. 벨벳과 부품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ODM은 주로 중국업체가 담당하는데, 제품 마감 등에서 국내 업체 수준이 아직은 더 높다는 점에서 Q92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왔다. 소비자들의 일관된 바람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도전자’ 입장인 LG전자가 시장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내실을 다져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LG전자는 Q92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바닥은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나올 신제품이 Q92를 기준점으로 소비자의 바람을 충족한다면 LG전자가 ‘의미 있는 대안’으로 위상을 회복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