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도 넘었다” 이효리 보호에 나선 반크

입력 2020-09-05 08:35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최근 중국 네티즌 비난에 휩싸인 가수 이효리를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크는 4일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의 한 연예인에게 수십만 개의 댓글을 달며 린치를 가하는 중국 사이버 국수주의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엔 “20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한국 예능 속 ‘마오라는 활동명은 어때?’라는 연예인의 말에 대해 무차별한 사이버 폭력을 가했다”며 “그들의 민족 영웅인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며 중국에 대한 도전이라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마오는 중국인이 흔히 사용하는 성 중 100위 안에 들 정도며 일본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이름이다”라고 한 반크는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반크는 이어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샤오펀홍’을 자처하는 중국인들이 발화에 그런 의도가 없었던 타국의 SNS 계정을 테러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퍼부은 것은 명백히 선을 넘은 행위”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표현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가장 악랄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국수주의적 태도에 반대한다”고 한 반크는 “우리는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주변국과 주변국의 국민을 강압적으로 대하고, 세를 과시하며 린치를 가하는 패권주의적 태도에 반대한다”고 했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가 국가와 정부에 의해 용인되고 미덕으로 여겨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우리가 침묵한다면 이번 일은 단순한 일화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한 반크는 “샤오펀홍의 다음 표적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인이 될 수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에 이 문제에 대한 청원을 영어로 올려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이효리는 지난달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예명을 정하지 못했다. 글로벌하게 중국 이름 마오가 어떠냐”고 말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가 중국 전 국가 주석 마오쩌둥의 성 ‘마오’를 언급한 것”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이효리의 SNS에 몰려가 수십만 개의 항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의 공식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이효리는 지난 2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효리는 “최근에 있었던 일 때문은 아니다”라면서도 “물론 아주 영향이 없진 않았다”고 에둘러 언급했다. 이효리는 이어 “활동이 많이 없어 늘 소식에 목말라하는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공간인데 은근히 신경도 많이 쓰이고 쉽지 않더라”며 “팬들과 다른 방식의 소통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이효리는 마지막 게시물인 셀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