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현지시각으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으면 출시를 승인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광범위한 접종은 내년 중반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백신 개발과 공평한 조달·배분을 위해 운영 중인 글로벌 협력체 COVAX(코백스)에 함께 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진행한 정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WHO는 효과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백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 과학자도 “안전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규제 당국과 각국 정부, WHO가 확산할 때까지 백신이 대량 배치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WHO는 백신은 3상까지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며 여기엔 수천 명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WHO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광범위한 접촉은 내년 중반까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도 이날 낮에 열린 유엔 제네바 사무소 브리핑에서 “백신의 효과와 안전에 대한 엄격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코백스)에 현재까지 170개국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고소득 국가는 78개국이라며 지난주 코백스에 가입한 독일과 일본, 노르웨이, 유럽연합(EU)행정부 격이 집행위원회 등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백신 민족주의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장기화할 것”이라며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사용하는 일은 모든 국가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연결된 세상에서 저중소득 국가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못하면 바이러스가 계속해 살상을 할 것이고 전 세계 경제 회복은 지연된다”고 한 그는 “일부 국가의 모든 사람이 아닌 모든 국가의 일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는 도덕과 공중 보건적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긴요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은 코백스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이달 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지난 7월 WHO 탈퇴를 선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