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부정승계 의혹’ 사건을 검찰 수사 단계부터 도맡아왔던 전관 출신 호화 변호인단이 4일 대거 사임계를 냈다. 이 부회장 측은 삼성 측의 경영권 승계 관련 자문을 담당해온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주축으로 향후 공판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검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특수통 출신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기획통 출신의 김희관 전 광주고검장, 구속영장심사에 참여했던 한승 전 전주지법원장 등 전관 출신 변호인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사임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검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했던 법무법인 다전의 홍기채 변호사도 같은 날 변호인사임서를 냈다.
당초 이 부회장은 김앤장과 검찰 특수통 출신, 고위 법관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포함한 20명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렸다. 그러나 지난 2일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에 배당된 지 이틀 만에 전관 출신 등 변호인들이 대거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날 기준으로 변호인단에 이름을 남긴 건 대법관 재판연구관 출신인 안정호 변호사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현보 변호사 등 김앤장 소속 10명,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대검 중수부 출신의 김형욱 변호사 등 10여명이다.
사임서를 제출한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검찰 단계까지 맡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 법관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사임신고서를 낸 사실까지만 말씀드리겠다”며 “향후 재판 참석 여부에 대해선 지금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