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아나운서가 인종비하적 단어를 담은 트위터 문구를 올렸다가 해고당했다. 단순 실수의 여지도 있지만 최근 현지에서 워낙 인종차별 문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샬럿 호넷츠 구단은 3일(현지시간) 공식성명문에서 “(구단 라디오 아나운서) 존 포키는 구단의 SNS 정책을 위반했기에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단은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키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유타 재즈와 덴버 너기츠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 관해 트윗하다가 ‘너기츠(Nuggets)’라는 단어 대신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니거(Niggers)’를 넣어 논란을 샀다. 구단은 이후 포키를 자신들의 라디오 방송에 무기한 출연 정지시켰다.
포키는 당일 “뼛속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역지 샬롯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도 재차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자판의 ‘U’ 대신 옆에 있는 ‘I’를 눌렀고 ‘T’ 대신 옆의 ‘R’을 눌렀다는 해명도 했다.
다만 해당 해명은 SNS 상에서 신빙성을 둘러싸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알파벳 7개짜리 단어 하나에서 하필이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두 글자만 잘못 입력했다는 설명을 믿기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는 “최대한 빨리 트윗을 삭제하긴 했다”면서도 “잘못 올린 트윗을 다시 읽어보지 않았던 게 잘못이다. 언론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수칙을 어긴 일”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최대한 빨리 트윗을 올리려다 한 실수”라고 덧붙였다.
포크는 호넷츠에서 일하기 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WNBA 미네소타 린스에서도 일했다. 호넷츠에서는 지난해부터 경기마다 아나운서 일을 하거나 매주 구단이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진행을 맡기도 했다.
샬럿옵저버는 “과정이 어땠든지 간에 이미 일이 벌어진 건 사실”이라면서 “신뢰가 훼손됐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포키가 아나운서직을 유지하더라도 흑인 선수들을 항상 인터뷰해야 할 텐데 그게 장기적으로 볼 때 가능한 일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