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열린 동충하초 관련 사업설명회(이하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던 사람들 대부분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사례는 밀폐공간에서의 모임이 코로나19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4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사업설명회 관련으로 대구 7명, 경북 4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대구의 경우 연락이 끊긴 1명을 제외한 참석자 12명 중 11명이 양성, 1명이 미결정 판정을 받았다. 소재가 불분명한 1명을 제외한 다른 지역 참석자 11명 중에서도 10명이 확진 판정(경북 4명 중 3명, 충남 1명, 충북 1명, 경남 5명)을 받았다. 25명 중 연락 두절 2명을 제외한 23명 중 2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경북에서는 참석자의 30대 아들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참석자와 접촉한 n차 감염도 나온 것인데 참석자들이 사업설명회에 다녀온 후 직장에 출근하거나 개인 업무를 보러 다녀 추가 확산도 우려된다.
사업설명회는 지난달 29일 북구 칠성동 한 빌딩 지하1층 공간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확진자가 300명 넘게 나온 날이다. 거리 두기, 모임 자제 등 개인 방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사업설명회 관련 최초 확진은 지난 1일 확진판정을 받은 남구 60대 여성과 남편(70대), 아들(40)이다. 역학조사 결과 이 여성은 지난달 26·27일 서울 동충하초 사업설명회에 참석했고 서울 도심 집회에 참석한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설명회 때는 마스크 쓰기, 거리 유지 등이 잘 지켜졌지만 설명회 후 수박 등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밀폐된 지하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는 것이다. 특히 당시 모인 사람들 상당수가 60~70대라 방역 당국은 더 긴장하고 있다. 명부 미작성 등의 방역수칙 미준수도 역학조사 등을 어렵게 한 원인이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는 행위는 바이러스에 바로 노출되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모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쩔 수 없이 밀폐된 장소에 있게 되더라도 마스크는 절대 벗으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