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를 이끌던 기술주들이 3일(현지시간) 폭락하면서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8.34포인트(4.96%) 하락한 1만1458.1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5.78포인트(3.51%) 내린 3455.06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S&P 500의 11개 산업군의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7.77포인트(2.78%) 급락한 28,292.7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코로나19발(發) 폭락 이후 시장 회복세를 이끌어 온 기술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애플은 이날 8.01%가 하락한 120.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사라진 시가총액만 1799억2000만달러(약 214조1000억원)이 넘는다. 미국 상장기업이 기록한 하루 사이 최대 손실이다.
페이스북은 3.76% 떨어진 291.12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9.28% 하락한 520.62달러로 마쳤다.
테슬라는 9.02%가 내린 407.00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오후 7시17분(미국 동부시) 기준 시간 외 장에서도 5.88떨어진 383.06달러에 거래되는 중이다.
미국의 실업 관련 지표는 양호했지만, 기술주 조정이 촉발한 폭락세를 막아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만 명 줄어든 88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95만 명을 밑돌았다.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일직선의 상승 이후 변동성 장세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세머 트러스트의 홀리 맥도날드 투자 담당 대표는 “이번 투매는 8월의 상승을 고려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며, 보다 일상적인 시장 여건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가을에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코로나19와 백신 관련 소식, 선거 관련 뉴스 등을 지속해서 소화하고 있으며, 이전과 같은 강세를 보지는 못하는 장세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애널리스트는 “대형 기술주들은 가치 평가가 과장돼 가장 큰 거품이 되어버렸다”며 “시장에서 가장 비싼 부분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수주 간 이어온 신고가 행진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애플, 테슬라 등 기술주에 대한 매수권을 부여하는 콜옵션이 대거 유입된 게 이날 폭락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고가를 경신하던 뉴욕 증시가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있다.
알타프 카삼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는 “미국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은 계속되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는 지금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시장은 잠시 숨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