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수도권에서 급증하면서 하루 평균 100여명이 방문하던 마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지난 보름동안 하루 평균 300~4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분주했다.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는 역학조사도 과부하가 걸렸고 확진자 동선 공개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마포구(구청장 유동균)는 역학조사 업무 폭증으로 우려되는 방역 허점을 방지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 직원이 유사시 현장 역학조사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준비 체계 마련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최근 급증하는 확진자로 인한 역학조사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지고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어 전 직원이 업무를 분담하며 코로나19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유동균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유 구청장은 “직원들이 이 더위에 갑갑한 방호복을 입은 채로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올려가며 근무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땡볕이 내리쬐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CCTV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구청장인 저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야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자신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유 구청장의 차량 운전기사와 수행비서도 유사시 현장 역학조사에 투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실제로 1일 진행된 역학조사 업무에 참여했다. 유 구청장은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는데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힘을 보태면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자신은 운전기사와 비서 없이 홀로 다니며 구정을 보다 세심히 살피겠다고 했다.
그동안 마포구 보건소에서는 총 18명의 역학조사관들이 돌아가며 확진자 동선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동시다발적 집단감염 발생으로 기존 인력으로는 늘어나는 역학조사 대상을 쫓아가지 못해 역학조사의 완료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에 보건소에서는 구청에서 역학조사 지원인력 38명을 지원받아 역학조사 및 접촉자 추적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또한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더욱이 지난 보름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 등의 심층 역학조사자료가 기약 없이 지체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현장 역학조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장 역학조사반은 확진자의 기억에 의존한 시간과 동선에 대한 기본 정보만 가지고 그 속에 숨겨진 퍼즐을 모두 추적해 맞추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현장에 출동하여 동선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일일이 확인, 동선의 사실여부를 가려내고 자칫 놓칠 수 있는 접촉자를 모두 찾아내는 것도 현장 역학조사반의 손에 달려있다.
이에 마포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기법 및 실제 사례 중심의 온라인 비대면 교육을 실시해 대규모 집단감염 등 유사상황 발생 시 마포구 공무원이라면 누구든 현장 역학조사반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국별 현장역학조사 책임전담제를 운영하고, 2인 1조 팀 단위로 현장조사반을 편성해 현장 조사를 보다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구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는 전염병에 대해서는 과하다고 생각할 만큼 대응해야 코로나19 확산의 끈을 잘라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구에서는 가용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해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