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훔쳐가고 사기 분양하고…코로나에 펫 수난시대

입력 2020-09-04 00:10
게티이미지 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 만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온라인 방식으로 강아지를 분양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대면 방식을 악용해 돈만 챙기고 강아지는 보내주지 않는 사기꾼들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 사기를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BBB(The Better Business Bureau)는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라인 애완동물 분양 사기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700건에서 올해 2100건으로 증가한 것이다. 호주 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한 달 1000건의 강아지 사기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강아지 사진 도용 후 분양 사이트에 게시물 올린 사기꾼. 월 스트리트 저널 홈페이지 캡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애완동물과 견주의 사진을 도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가짜 사진을 동원해 웹사이트를 꾸미거나 온라인 벼룩시장 게시판에 게시물을 올리는 수법이었다. 이후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송금받으면 잠적한다. 사기에 가장 많이 동원된 강아지 품종은 카부들(Cavoodles,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과 푸들의 교배종)과 프렌치 불독(French Buldogs)이었다.

반려견을 훔쳐 판매하는 사기꾼도 늘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법무장관은 지난 4월 강아지 사기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로 반려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아지 분양가가 상승하자 강아지를 훔쳐 달아나는 ‘도그내핑(Dog-napping·개와 납치의 합성어)’ 범죄가 늘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개 절도에 조직범죄자들이 가담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기 당한 돈을 돌려받거나 절도범들을 처벌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주로 국외에 있기 때문에 추적이 까다로운 탓이다. 사기꾼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배송 케이지를 주문하라고 유도하고, 해외 배송비를 비싸게 받는 등 추가 요금을 거두는 방식으로 점점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법적으로 동물은 판매와 구매, 운송이 가능해 온라인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판매자와 구매자 간 발생할 수 있는 사기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법은 미약하다.

반려동물 사기를 감시하는 사이트 ‘펫스캠닷컴’ 운영자 폴 브래디는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강아지를 분양받을 때 반드시 직접 방문을 통해 강아지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판매자와 직접 화상전화를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반려동물을 분양받더라도 전달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