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3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중국 정부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DRC)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10여년 후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향후 5년간 미·중 간 갈등이 더욱 심화하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 기술 통제 외에 달러화 결제시스템에서 중국 배제 등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봉쇄로도 중국의 부상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내수시장 중심의 발전 전략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 세계 경제에서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6.2%에서 2025년에는 18.1%로 높아지고, 같은 기간 미국 경제의 비중은 24.1%에서 21.9%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1%를 기록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경우 향후 5년 동안 5∼5.5% 수준으로 다소 둔화하겠지만, 중국의 1인당 GDP는 2024년에 1만4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GDP 성장에 따라 중국의 경제 규모는 2027년 유럽연합(EU)을 제치고, 2032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DRC는 중국의 미래 성장을 주도할 분야로 ‘디지털 경제’와 서비스 분야를 꼽으며 산업부문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은 2019년 39%에서 2025년 35%로 낮아지는 반면, 서비스부문의 GDP 점유율은 같은 기간 53.9%에서 약 6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세계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도 지난달 베이징대 강연에서 “앞으로 10년간 중국이 5~6%의 성장을 이어간다면 2030년쯤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탈세계화와 인구 노령화 등으로 중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해 중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 꿈은 당분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의 이푸셴 연구원은 인구학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가 인구 노령화 등의 문제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천더밍 전 중국 상무부장도 “중국이 조만간 1위가 될 것이라는 가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난해 4월 밝혔다.
앞서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영국의 경제경영연구소(CEBR)도 중국이 2032년 미국의 경제규모를 추월할 것이란 보고서를 이미 2017년 12월에 내놓은 바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