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또 올스톱…이번엔 여야 지도부 모두 자택 대기

입력 2020-09-03 17:05

국회가 코로나19로 또다시 멈춰섰다. 이종배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실 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의장과 접촉했던 여야 지도부가 모두 급거 귀가했다. 이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논의하려던 고위 당정청 회의까지 잇달아 연기되면서 국회 업무가 올스톱됐다.

국회 코로나19 재난대책본부는 3일 “국회 본관 2층에 근무하는 국회 직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후 국회 본관 내 모든 회의 및 간담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앞선 2일 오전까지 국회에서 근무한 뒤 오후 선별검사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국회는 확진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 본관 1·2층, 소통관 1층 등 확진자 동선이 확인된 곳을 모두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확진자와 업무적으로 접촉했던 이 정책위의장은 오후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자택 대기에 들어갔다. 앞서 오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오후 정책조정위원단 임명장 수여식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가했다.

불똥은 여당에도 튀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복귀 사흘만에 또다시 자택 대기에 들어갔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상견례 당시 이 정책위의장과 접촉한 탓이다. 이 대표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이 대표 취임을 축하한 뒤 “든든하다”며 “언제든 대통령에게 상의하시라. 주말도 상관없으니 전화하시라”고 말했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위한 고위 당정청회의도 4일로 연기됐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날 기획재정부로부터 4차 추가경정예산편성(추경) 내용 및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보고 받을 계획이었다. 주말까지 당정청이 이를 보완해 맞춤형 재난지원 방안을 내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차 재난지원금 관련 실무협의만 국회 외부에서 진행했다. 국회 시설 폐쇄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 예산결산위원회 결산소위 등 상임위 일정이 취소됐다.

이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확진자의 1차 접촉자 검사 결과는 4일 나올 예정이다. 만약 이 정책위의장이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여야 지도부가 동시에 자가격리에 들어가 한동안 국회 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재현 강준구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