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00일 김종인 “당내 대선후보 나온다. 안철수 얘기 왜 나오나”

입력 2020-09-03 16:45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맞은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다”면서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를 당에 확실히 심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면서 당 쇄신을 강조했다. 당 개혁에 속도를 냄으로써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100일도 변화와 혁신의 시동을 걸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를 묻는 말에는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후보가 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계시면 우리 당에 입당하시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밖에 계신 분들이 관심이 있으면 우리 당에 흡수돼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 내부를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형태로 변경함으로써 자연발생적으로 우리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 관련 질문이 계속 나오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인데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안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가 없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해서도 “외부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위원장은 ‘2017년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시효가 다 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한 질문에 “당에 합류하기 전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적은 있는데, 그것이 결정적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 분들 생각대로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개헌 논의에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권력 구조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의사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것(개헌 논의)이 언제 실현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질문에는 사법부와 검찰을 언급하며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삼권분립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지난 5월 27일 출범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기본소득 논의를 비롯한 논쟁적 이슈를 선점했으며,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등 보수의 변화를 시도했다. 당명과 정강·정책도 바꾸면서 중도 지지층 확보에 일정 수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당내에선 그의 독단적 리더십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의 임기는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까지다. 김 위원장이 압승을 거둘 경우 2022년 3월 9일 대선까지 김 위원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