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고도 광복절 집회와 교회 방문 사실 등을 숨겼던 광주의 한 일가족이 검정고시에 응시했던 사실도 숨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뒤늦게 같은 날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 등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간접 접촉자들에 대한 감시를 시작했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 5명 중 아들 A군(373번 확진자)은 지난 8월22일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열린 검정고시에 응시했다.
당시 A군은 시험장 입실 시 체온을 측정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교실에 들어가 시험을 봤다. A군을 포함한 일가족 5명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1차 역학조사 때 A군이 검정고시에 응시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지난 1일에서야 관련 제보를 입수하고 시험장 관련 접촉자 명단을 확보했다. 시 방역당국은 A군과 같은 교실에서 응시한 수험생 14명, 감독관 3명의 진단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같은 층에 있었던 179명은 간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능동 감시를 시작했다.
A군 가족은 앞서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다가 가족 전원이 양성 판정을 받은 후에야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가족 전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교회 방문 사실을 숨겼다. 부모(369·370번 확진자)와 A군은 광화문 집회 참석 이후인 지난달 15일~30일 사이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내 한 교회를 7차례 다녀왔으나 ‘집회를 다녀온 후에는 가정 예배를 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시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중 거짓·은폐 진술을 일삼은 이들 가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