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간호사들에게 전한 위로의 메시지를 두고 ‘편 가르기’라는 비판과 ‘문제 없다’는 비호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이 대통령께서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자 더불어민주당은 ‘괜한 트집 잡기’라며 엄호에 나선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많은 국민을 경악시켰다”며 “갈라치기라는 낯선 단어는 이 정부 들어 가장 흔한 유행어가 됐다”고 밝혔다.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편 가르기는 내 운명이다’라고 얘기하실 듯하다”며 “대한민국 최고 어른 자리에 4년째 계시고, 연세로 봐도 70세를 바라보시니 더 이상 이런 저열한 술수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시작할 때도 되지 않았나”고 비꼬았다.
허은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 방침은 이 하나로 설명될 수 있다. 바로 갈라치기”라며 “임대인과 임차인을 갈라치더니 이제는 의사와 간호사까지 갈라치고 있다. 지금의 기세라면 선생님과 학생,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까지 우리 사회를 나노 단위까지 쪼개어 내는 나노정권이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닌데,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 분열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단언컨대 어제 대통령 말씀은 국가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태규 사무총장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이간책을 쓰는 대통령은 처음”이라며 “내용이 유치하고 졸렬한데, 직접 쓰신 게 아니라면 그런 글을 쓴 참모를 즉각 내치시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이간질 해도 해도 너무 하다”며 “국민 통합해서 코로나와 싸워도 벅찬데 국민들 편 가르기 조장하는 문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절망한다.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민주당이 약속한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명문화를 지시해 의사들을 즉각 병원에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언론과 보수 진영이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청래 의원은 “방역의 최전선에서 수고를 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간호사 선생님들 참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시비를 거냐”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대통령이 간호사들에게 보낸 감사메시지에 대해 편 가르기라며 떠들썩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며 “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로 그러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헌신에 대해선 고마워하고 그 고마움을 그저 문자 그대로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민감해지게 만들었나”라며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게 됐을까”라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듣기에 따라서 의사 집단에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메시지 그대로 봤으면 좋겠다”며 “의사들의 명분 없는 진료 거부 행위로 인해 현장에서 간호사들 격무가 가중되고 있다. 그런 현실에 대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며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나”라고 적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