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와 ‘조국백서’ 저자들이 맞붙었다. 이들은 최근 검찰 개혁, 팬덤 정치의 문제점 등에 대해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히 조국백서의 자금 유용 문제를 두고 상호 간에 비난도 오가고 있다.
김경율 "검란? 쿠데타? 피해망상적…조국백서 자금 의혹 있어"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3일 “(상대편의) 검란이나 쿠데타다? 너무나 피해망상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견제 감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민정이라고 하는 강력한 내부 통제 구조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검찰이라고 하는 또 다른 감시 장치는 작동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저자 중 한 사람이다. 책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시민사회 한 분 한 분이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다보니 몇이라도 따로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국 사태 당시를 회상하며 소위 문팬들의 집요한 팬덤 정치를 비판했다. “저희 참여연대만 하더라도 간단한, 극히 짧은 문장을 내놓았다”며 “‘조국 장관 후보자는 제기되고 있는 시중의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이런 말 한 단어 때문에 항의 전화들로 사실 며칠 동안 정지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조국백서에서 표창장 의혹에 대해 ‘불공평한 상황은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 계층 구조와 입시제도가 만든 거다’고 기술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 정서를 아주 민감하게 건드리는,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와 같은 하나하나의 현실과 다른 인식들이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 파괴를 가져왔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조국백서의 자금 투명성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는 크라우드펀딩으로 3억원을 모았다. 김 대표는 “지금 김민웅 교수께서 3억원이 책 제작이 아니라 사전 예약 형식으로 돈을 받았고 리워딩으로 책을 보냈다(고 한다)”며 “이는 현행 세법상 사업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수익개시 사업신고 하셨는지 세법상 의무를 다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민웅 "문재인정부 기존 기득권 세력에 포위…후원 안 했으면 자금 문제 신경쓰지 마"
반면 조국백서 저자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조국백서추진위원장)는 3일 “문재인정부는 여전히 기존의 기득권 세력에 포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조계, 종교계, 언론계, 의료계. 우리나라의 엘리트 지배층은 정치 개혁을 실현하려는 문재인정부의 접근에 대해 뿌리 깊은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 그래서 정치 개혁을 어떻게든지 좌절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검찰도) 대통령의 인사권에 의해 만들어진 법무부 장관의 그 장관의 개혁을 위한 지휘체계에 정면으로 맞섰다”며 “정치검찰의 난동의 결과”라고 단언했다.
그는 팬덤 정치에 대해서는 “누구도 어떤 목소리를 압살시키지는 않는다”며 “(팬덤 정치를) 그런 식으로 몰아서 어떤 역사의 변화를 움직이려고 하는 세력을 그렇게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정치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는 시민들의 운동 그런 차원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잘한 일이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입시제도가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를 따르지 않으면 통과하기 어렵다”면서 “조 전 장관도 한국 사회에서 엘리트 계층으로서 유리한 지점을 활용했다는, 그런 도덕적인 책무감에 대해 여러 차례 고백하고 이야기했다. 그런 문제를 특수부가 죄다 달려들었던 건 가공할 인권 유린”이라고 강조했다.
조국백서의 자금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후원하지도 않은 사람이 공개하라 마라, 말이 안 된다. 신경 안 쓰셔도 될 것 같다”며 “투명하게 나중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에도 들어가겠다고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