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 회의도 스마트하게…종이문서 대신 VR, 3D 데이터 활용

입력 2020-09-03 11:15

서울시내 도시·건축 관련 계획을 심의·자문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가 70년 만에 문서기반 회의를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회의’로 전환한다. 1949년 도계위가 구성된 이래 종이문서나 개별노트북을 통해 한정적인 정보를 두고 안건을 심의했다면 이제 가상현실(VR), 3D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 심의 시대가 열린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도시·건축 관련 위원회에 특화된 ‘스마트 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2일 개최된 2020년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했다.

서울시는 안건을 입체적으로 확인하고 심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한층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3차원 환경의 ‘버추얼 서울’을 위원회 기능으로 도입했다. 앞으로는 도시를 개발함에 있어 심의단계에서부터 버추얼 서울을 통해 사전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서 도시에 어떤 영향(주변 건물의 일조량, 경관 등)을 미치는지 미리 분석해 볼 수 있으며 VR기기를 이용해 대상지 일대 현황도 확인해볼 수도 있다. 내년에는 3D 기반 ‘버추얼 서울’ 시스템 기능이 확대된다. 이 기능이 교통영향평가, 주변상권 정보분석, 도시·건축 설계공모 등에도 활용돼 도시의 미래 변화상을 보다 실제감 있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관련 장비와 시스템을 갖춘 ‘서울 도시·건축 열린 회의실’을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서울도시건축센터 1층에 280.4㎡ 규모로 구축했다. 회의실에는 ‘버추얼 서울’ 가상현실(VR) 경관시뮬레이션, 도시·건축 위원회 통합관리 시스템 같은 첨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회의 중 스마트보드에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설명하고 그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양방향 회의시스템’도 갖춰 서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면서 보다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아울러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구축한 ‘도시·건축 위원회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상정된 안건과 관련된 히스토리와 대상지 현황 등 심의 관련 정보를 바로 확인 가능하다.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건축 위원회 통합관리 시스템’은 위원회 개최 준비와 심의 운영, 개최 후 결과와 후속조치까지, 도시계획위원회 전 과정에 걸친 절차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통합 관리하는 사이트다. 안건의 이력관리뿐 아니라 심의와 관련한 통계구축과 제도개선 연구 등에도 다각도로 활용된다.

현재 도시계획위원회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 시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시는 올 하반기 도시재생위원회, 도시재정비위원회, 건축위원회, 시장정비사업심의위원회 등으로 확대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자치구 및 타 시도에 도입될 수 있도록 컨설팅 및 관련 노하우도 전수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새로 조성한 ‘서울 도시·건축 열린 회의실’을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 창조적인 새 경관을 창출하는 도시·건축혁신방안 추진을 위한 전문 회의실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 도시·건축 열린 회의실’을 도시·건축 관련 회의뿐 아니라 공공-전문가-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소통·학습의 장으로도 활용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된 이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개관과 함께 진행 중인 ‘도시·건축혁신 전시회’는 서울시의 도시·건축 혁신방안 발표 이후 지난 1년 간의 시범사업 성과와 참여 건축가 10인의 인터뷰를 공유하는 전시다. 현재는 전문가 대상 프리뷰 전시가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회의실에 비치된 키오스크에는 서울의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VR, 서울경관기록화사업,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 영상, 도시·건축 관련 주요 포털사이트, 돈의문박물관마을 홍보자료 등의 시민참여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서울의 미래 100년 도시경관을 바꿀 창의적인 도시·건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도시·건축 전문 스마트 회의시스템 구축을 통해 위원회 심의가 한층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위원회 운영 시스템 혁신을 통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서울 도시·건축의 혁신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