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최초로 KBS 9시 뉴스 진행을 맡은 이소정 앵커가 ‘아침마당’에 출연해 기자가 된 계기부터 본인의 소신 등을 밝혔다.
3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는 배우 최불암, 이소정 앵커, 도경완 아나운서, 방송인 샘 해밍턴 등이 출연했다. 이 앵커는 “매일 밤에 뵙다가 아침에 나오니까 정말 어색하다”며 “뉴스할 때는 안 떠는데 지금은 너무 떨린다. 당황스럽고 어색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 앵커는 “어릴 땐 9시 땡하면 가족들이 모여서 뉴스를 봤다”며 “기자들 말하는 것도 곧잘 따라하고 질문이 많았다. 어른들이 ‘소정이 너는 기자해야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굉장히 방황했다. 꿈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귀국 며칠 전 아버지가 손편지를 써주셨다. ‘너 이제 들어오면 대학교 4학년인데 어릴 때 기자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한번 생각해 봐라’.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귀국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KBS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9시 뉴스 앵커를 맡는 것에 부담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여기자로서 처음으로 9시 뉴스 앵커가 됐다.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다”며 “중년 남자 기자, 젊은 여자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고정관념을 깼다”고 고백했다.
한 시청자는 이 앵커에게 “재난이나 인명 피해, 테러 등 안 좋은 소식을 전할 때 표정이 슬퍼 보였다. 솔직한 심경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앵커는 “이렇게 웃는 얼굴을 뉴스에서 보여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앵커라는 자리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동 학대, 재난, 공직자의 비리 소식 등을 전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욱할 때가 있다. 하지만 최대한 준엄하고 힘을 줘서 하려고 한다. 그 외에는 최대한 감정을 제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KBS 공영 방송은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도가 사실이어야 된다고 생각해 더욱 치열하게 보도국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