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또 거짓말… 집회·교회 둘 다 숨긴 일가족의 주장

입력 2020-09-03 09:31 수정 2020-09-03 10:22
지난달 15일 광화문 집회 현장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가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광주 일가족이 교회 방문 사실까지 숨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들 가족 5명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진행된 코로나19 검사에서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지역 363번, 369~371번, 373번 확진자로 분류돼 있다. 40대 부부와 20대·10대 자녀 3명이다. 이 중 일부는 광화문 집회 참석 이후인 지난달 15~30일 사이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내 한 교회를 7차례나 방문했다.

방역 당국은 이 가족이 확진된 이후 감염 시기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광화문 집회 이후로 범위를 폭넓게 잡아 동선을 조사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GPS 추적을 실시했고 이들이 진술하지 않았던 교회 방문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이들은 광화문 집회 참석에 대해 발뺌해오다 큰아들인 363번 환자를 시작으로 가족 전원이 양성 판정을 받자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애초 방역 당국이 광화문 주변 기지국 통신 내역 명단에 포함된 363번 환자에게 3차례 전화해 검사를 독려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광화문 집회와 관련 없다”며 거부했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방역 당국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36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 판단이 모호한 미결정 상태로 재검을 받았으며 같은 달 29일 최종 확진으로 드러났다.

집회 후 보름이 지나서야 확인된 일가족 감염에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가족 측은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게 내린 진단 검사 의무화 행정 명령기한을 애초에 26일에서 30일까지 연장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