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기상청 예상대로 밤사이 경남 해안에 상륙했다가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1명이 숨지고 2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이날 오전 1시40분쯤 거제도 남단을 지나 오전 2시20분쯤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경남 동편을 가로지르며 북상해 오전 6시30분쯤 강원도 강릉 인근 남쪽 동해 앞바다로 나갔다.
오전 7시 현재 마이삭은 강릉 동쪽 약 30㎞ 해상에서 시속 67㎞로 북진 중이다.
마이삭이 우리나라에 상륙하기 직전인 3일 0시 중심기압은 950헥토파스칼(h㎩), 최대풍속은 초속 43m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 분류도상 ‘강’ 수준의 세기다.
우리나라 상륙 후인 오전 3시쯤 중심기압은 960h㎩, 최대풍속은 초속 39m로 한 단계 낮아졌고, 오전 6시에는 970h㎩, 초속 35m로 조금 더 약해졌다. 기상청은 오전 9시쯤 마이삭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을 975h㎩, 초속 32m로 전망했다.
태풍으로 우리나라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1명이다. 2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280명이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마이삭은 앞서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 움직였다. 기상청은 태풍이 지난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3일 새벽 경남 남해안에 상륙해 동쪽지방을 거쳐 같은 날 아침 동해 중부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남해 동쪽인 경남쪽으로 들어와 동해로 나가는 이른바 ‘동쪽 경로’다.
구체적인 상륙 지점은 거제에서 부산 사이로 예측됐다. 실제 마이삭은 거제와 부산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상청과 다소 다른 경로를 예측했던 미국과 일본 등 주요 해외 기상기관의 예측은 조금씩 틀렸다. 최악의 장마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오보청’ 오명을 들었던 기상청이 이번엔 맞은 것이다.
앞서 미국태풍경보센터(JTWC)는 마이삭이 여수와 남해 사이로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거제 부산보다는 서쪽으로 치우쳐 우리나라 중앙을 관통해 북한을 거쳐 중국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이 경우 수도권이 직접적인 위험 반경에 들어가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었다.
일본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상청과 마찬가지로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했으나 한반도에 상륙하는 진입 경로는 거제~부산보다 좀 더 서쪽인 전남과 경남 사이로 전망했다.
태풍의 이동경로는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지역을 예측해 미리 대비토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해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