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 도중 백악관 여성 대변인을 향해 윙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은 다음 주 출간되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의 회고록 ‘나의 의견(Speaking for Myself)’을 미리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샌더스 전 대변인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 벌어졌던 에피소드들을 회고록에 담았다.
이를테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민트향 틱택 미니 캔디를 전하면서 ‘독이 안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듯 자신이 먼저 먹은 뒤 과장되게 공기 중에 입김을 불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마지못해 캔디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양 정상은 여자 축구를 비롯해 스포츠에 관한 얘기를 나눴고, 샌더스 전 대변인은 이를 받아적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김 위원장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는데, 마치 윙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샌더스 전 대변인은 “당시 매우 놀랐다”면서 “다시 고개를 숙이고 메모를 계속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공항으로 돌아가던 리무진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얘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당신에게 반했다. 그는 당신에게 매우 반했다”고 농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세라, 당신은 북한으로 가라. 남편과 아이들이 당신을 그리워하겠지만 이 나라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농도 덧붙였다고 한다. 샌더스 전 대변인은 회고록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비속어도 그대로 실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샌더스 전 대변인은 2022년 아칸소 주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에는 전 NBA 스타인 데니스 로드먼과 김 위원장의 교류, 2018년 5월 북한에서 석방된 세 명의 미국인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관련 다른 내용도 실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