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새 일정 확바꾼 이낙연…“코로나 민생일정부터”

입력 2020-09-03 06: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초 예정됐던 통상일정을 취소하고 ‘코로나19 민생 챙기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전격 방문했다. 전날까지 예정됐던 일정은 아니었다. 대표 취임 이후 통상적인 대외일정이 아닌 코로나19로 피해를 겪는 소상공인, 기업 등을 지원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일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갖는 통상적인 스케줄을 모두 변경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기존의 틀에 맞춰서 일정을 진행하기 보다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진행된 이 대표의 ‘망원시장 방문’은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첫 대외일정(현충원 참배 제외)을 수해 피해와 경제 현안, 남북 문제 등의 일정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 김영배 정무실장 등 참모진들과의 내부 회의에서 차후 일정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순간에서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 일정의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이 대표와 참모진들은 오랜 토론 끝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민생을 살피자는데 뜻을 모았고, 전날 밤늦게 망원시장 방문 일정을 추가했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고, 경기 보강이 필요한 상황도 고려됐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망원 시장 방문일정에 수행 참모진을 최소화하고,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방문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사실상 첫 대외행보로 시장을 방문한 것은 당의 최우선과제를 민생문제 해결에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역대 당 대표들은 첫 대외행보로 향후 당의 방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미애 전 대표의 경우 현충원 참배를 제외한 첫 대외행보로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구미 금오테크노밸리를 방문해 경제성장과 혁신을 강조했다.

한 최고위원은 “민생중심에 방점이 찍힌만큼 최고위원회의도 민생현장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망원 시장을 찾아 민생지원책에 자영업자, 소상공인, 고용 취약 계층, 양육 부모, 코로나19 방역 피해자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서두를 계획이다.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예년보다는 조금 더 두텁게 도와드리자는 관점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