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박성민 최고위원 “이낙연 대표에 가감없이 말하겠다”

입력 2020-09-03 06:00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청년정치인은 청년 문제 외에는 발언권이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청년 문제에만 갇히지 않겠습니다.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의견을 개진하려고 합니다.”

이낙연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깜짝 발탁한 박성민 최고위원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파격적 기회를 주신만큼 이번에 잘해야 청년과 여성에게 여전한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된 박 최고위원은 올해 24세로 역대 민주당 최고위원들 중 최연소다. 대학생이 민주당 최고위원이 된 것도 처음이다. 그는 ‘20대·여성·청년 최고위원’의 의미에 대해 “지도부 안에 여성 청년이 당당하게 자리잡는다는 의미가 크다”며 “민주당에 미흡한 젠더 문제 관련해서도 지금까지와 다른 쇄신을 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는 그에게 낯설지 않은 공간이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해부터 당 청년대변인을 맡아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논평을 꾸준히 냈다. 경기도 용인 청년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정책 관련 논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최고위원 내정 이유로 “청년을 대표하고, 젠더 문제에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감각을 갖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의 최고위원 제안을 받아들인 뒤 긴장감과 부담감에 이틀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 최고위원은 “어안이 벙벙해 말을 잇지 못했다”며 “이 대표가 당대표 선거 기간 청년·여성이 당의 의사결정 구조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진=박성민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쳐

최근 민주당은 지자체장들의 연이은 성비위 사건, 부동산 정책 대응 실패 등이 불거지며 당의 주요 지지층이던 청년층으로부터 부정평가가 늘어났다. 그는 “그동안 당이 청년들의 시각을 제대로 담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민생에 관련해 메시지를 내는 방식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당이 당시 굉장히 혼란스럽다보니 실수를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당에서 일하다보니 박 전 시장이 어떤 존재였는지,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알고 있다. 당원들의 마음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박 최고위원은 당시 당이 보여준 태도가 불확실했고 불안정했으며, 미온적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잘못한 일에 대한 통절한 사과는 당연한 일”이라며 “고민과 사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재발방지책에 대한 심층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박 최고위원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성 있게 헤아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박 최고위원은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시각을 당 정책에 담아내는 것이 정책목표”라며 “이 대표께 언제든 가감 없이 솔직한 말씀을 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권 주자인 이 대표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민주당 당헌에 따라 내년 3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출직 최고위원은 이 대표 사퇴와 관계없이 계속 최고위원직을 유지하지만, 박 최고위원은 지명직어서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는 “임기가 짧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런 권한이 또 언제 주어질지 모르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