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미래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국민의힘’이 최종 확정된 데 대해 “내가 몸담았던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당명이 됐으면 가문의 영광이어야 할 텐데 오히려 가문의 수치가 됐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왜 상관도 없는 당신들로 인해 나와 나의 동지들이 괴로워해야 하는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새 당명의 최종 후보안으로 국민의힘을 채택하자 자신이 2003년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시민단체와 같은 이름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정 의원은 “당시 부산 국민의힘 대표였던 동지를 만났다. ‘의원님. 우리 국민의힘 이름이 이렇게 더럽혀져도 되는 겁니까’라는 말에 미안해서 아무 말도 못 했다”면서 “오늘 만난 그 동지는 그때 찍었던 활동사진들, 그때 입었던 유니폼들을 다시 한번 꺼내서 보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국민의힘에 의해 탄핵당한 정당 아닌가. 그런 집단이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버젓이 달고서 영업을 하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간판 갈이만 하고 주방장도 주인도 바뀐 게 없는 식당이 모든 것이 바뀐 것처럼 눈속임 영업을 하는 식당 주인보다 훨씬 비양심적이다. 얼굴도 참 두껍고 뻔뻔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돌려 “국민의힘 전 대표로서 국민의힘 현 대표를 불꽃 같은 눈동자로 지켜보겠다.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겠다”며 “국민의힘 전 대표로서 국민의힘 현 대표가 얼마나 이름을 더럽히는지 얼마나 조롱당할 일을 하는지 무관용으로 비판하겠다”고 경고했다.
통합당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 당명인 국민의힘을 최종 추인했다.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뜻을 새 당명에 함축했다는 게 통합당 측의 설명이다. 이로써 통합당 출범일이었던 2월 17일 기준으로 198일 만에 당 간판이 바뀌게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