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의료계 집단 휴진과 관련해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야당에서는 의료진도 의사와 간호사로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간호사들을 향해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부담, 감정노동까지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들을 생각하니 매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며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의료진을 의사와 간호사로 나누고, 헌신하고 있는 간호사를 휴업 중인 의사들과 대비시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언제나 환자를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사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문 대통령은 의사들을 향해선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의사들을 향해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격려에 간호사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젊은간호사회는 SNS를 통해 “간호사 노고를 알아주심에 감사하다”면서도 “의료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현재 있는 의료인력부터 확실히 지켜달라”고 했다. 이어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과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 SNS에는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하태경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은 SNS에 “코로나 시기에 의사와 간호사 이간질 시키는 문 대통령, 3류 대통령 되고 싶습니까”라며 “문 대통령께선 의사와 간호사의 패싸움하는 걸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의사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번 고마움을 밝혔다”고 답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