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중환자 수는 연일 가파르게 증가했다. 정부는 병상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병원을 지정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중증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확충되지 않으면 중증 환자 병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267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2만4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발생이 253명, 해외유입이 14명이었다.
코로나19 위중·중증환자는 하루 새 20명이 늘어 124명이 됐다. 이 중 91명(73.4%)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고령자가 밀집한 병원, 요양원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중증 환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성북구 케어윌요양원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병원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온 후 현재까지 7명이 확진됐다. 광진구 혜민병원에서는 10명이 집단 감염됐다.
중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병상 확보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중증 환자만을 위한 병상을 110개 병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병상을 더 추가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496개 병상을 확충하는 게 목표다.
기존에 일반 환자도 입원 가능했던 중증 환자 병상은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해 오로지 중증 환자만 받기로 했다. 전담병원 지정 신청을 하는 의료기관에는 적극적인 손실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감염병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해 권역 내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시 이들이 권역 내 환자 분류와 병상 배정을 총괄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설·장비가 갖춰진 병상이 있어도 의료 인력이 충분치 않으면 가동이 어렵다. 실제 이날까지 수도권의 13개 중증 환자 병상은 의료진이 부족해 일반 병상으로 전환했다. 중증 환자 병상을 더 늘려도 모자랄 판에 줄어든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국방부와 협력해 중증 환자 치료 병상에 군의관 인력을 지원받기로 했다.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전담 간호사 양성도 추진한다.
다음달에는 입원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경증·무증상 환자의 경우 자가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본부장은 “단순히 격리 목적으로 돌봐야 하는 상황에는 자가치료도 허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서 세부 매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어떤 환경에서, 어떤 조건일 때 자가치료를 할 것인지 대상자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