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추미애 거짓말, 보좌관 전화했다”…노영민 “검증은 적격”

입력 2020-09-02 17:52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장관으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임명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추 장관 인사 검증의 책임을 묻는 김도읍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서씨가 육군 카투사로 복무하며 58일간 휴가를 다녀왔다는 ‘황제 복무’ 논란이 추 장관 임명 당시 인사추천위원장이었던 노 실장에게 옮겨 붙은 것이다. 노 실장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선 상이한 의견과 주장이 있다”며 “현재 고발된 상태니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알고 추천했느냐, 모르고 추천했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는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는 영역”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1개월간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했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한국 육군의 지원 병력이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 지원장교 A대위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대위는 지난달 30일 ‘추 의원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느냐 문의 전화가 왔다고 그랬느냐’는 신 의원 측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A대위는 또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전화를)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추 장관과 서울동부지검 해명은 대국민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녹취록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관련 질의에 “보좌관이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국민의힘 측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도 “(관련)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여권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소비 쿠폰은 지난달 중순에 신청해 이달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며 “8·15 광화문집회발 확산이 없었다면 경제와 코로나 방역은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많은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오전 코로나19 격리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정부의 방역 조치는 사기극’이라고 주장한 것에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야당은 부동산시장 문제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왜 서민들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 하느냐’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노 실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저…”라며 머뭇거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도 모르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좀 전달을 하라”고 했다.

운영위에선 ‘손가락 논란’이 벌어지며 잠시 정회되는 소동도 일었다. 회의 도중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제게 와 ‘끼어들지 말라’며 등을 쳐 불쾌한 얼얼함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남의 질의에 ‘야지’(야유를 뜻하는 일본어)를 놓는 걸 지적하려다 (손가락을) 살짝 댔다”고 맞섰다. 30분 정회 후 운영위가 속개하자 김태흠 의원은 “불쾌했다면 사과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에 김진애 의원도 “사과를 받아들인다”면서 “다만 야지라는 표현은 속기록에서 뺐으면 한다”고 했다.

양민철 김경택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