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기생충 연구를 하다 시야가 협소해졌느냐”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대해 “큰 기생충도 있다”고 받아쳤다. 기생충 중에는 길이가 10m나 되는 대형종도 있기 때문에 기생충을 연구하면 도리어 시야가 넓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1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최 전 의원을 겨냥해 “문정권을 추켜세우고 싶으면 박근혜 때보다 어떤 점이 나은지 말하면 될 것이지 남의 전공은 왜 들먹이는 것일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왕 언급을 했으니 기생충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전하는 게 학자의 의무, 그래서 오랜만에 짧은 기생충 레슨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조국흑서’로 알려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인 서 교수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 이상으로 못하는 정부가 나타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단언컨대 (문재인정부가) 그렇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최 전 의원은 서 교수를 겨냥해 “기생충 연구를 하시다 보니 시야가 그렇게 협소해진 것이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된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1960년생이니 최민희도 기생충을 몸에 달고 산 시절이 있었겠지만 그가 아는 기생충은 기껏해야 회충이나 편충이 전부일 것”이라며 “사실 회충도 길이가 30㎝나 되니 결코 작은 기생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충은 3~5㎝ 정도밖에 안되지만 앞에 채찍이 달려 있는 등 외모로만 따지면 최상급”이라며 “보면 넋을 잃을 것 같은 저 미모를 보면서 시야가 좁아진다고?”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에 회충, 편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광절열두조충을 보자. 이 기생충은 기본이 4~5m고 긴 것은 10m 정도까지 된다”며 “이 기생충이 몸을 쫙 핀 장면을 최민희가 본다면 다시는 ‘협소’ 운운하지 못하리라. 오히려 ‘기생충을 연구하다 보니 시야가 넓다’는 덕담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기생충의 세계는 이렇듯 아름답고 심오한데다 크기까지 하거늘, 지는 150㎝밖에 안 되면서 기생충을 폄하하는 건 도대체 무슨 자신감일까”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