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일 전광훈 목사 사택을 포함한 사랑제일교회 관련 시설 4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전 목사 사택 등 교회 관련 시설 4곳에서 방역 방해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 중이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후 교인 등 조사대상 명단을 일부 누락·은폐한 뒤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혐의도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 목사는 다음날인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마스크를 내리고 해맑게 웃는 모습으로 대중의 공분을 샀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정확한 교인 명단 확보를 위해 사랑제일교회를 4시간20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교회 내 PC에 저장된 교인 관련 자료에 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추가 자료 확보 필요성이 있어 압수수색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는 이날 코로나19 치료를 마치고 16일 만에 퇴원했다. 그는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바이러스’ 전체를 우리(교회)에게 뒤집어씌워서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한 것”이라며 “한 달은 지켜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부정, 거짓 평화통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목숨을 던지겠다. 저는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한 단체 ‘평화나무’를 언급하면서 “교회 주변 상점들을 선동하고 다니는데 그런 불의한 짓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며 “저는 정치가·사회운동가가 아니라 한국 교회를 이끄는 선지자 중 하나”라고 소리쳤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은 전 목사의 감염 상태 등을 보도한 일부 언론의 출입을 막았다.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천막 가장 앞줄에는 보수 유튜버들이 자리 잡고 방송을 진행했다. 강연재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기자회견 후 외신을 대상으로 ‘사기극’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