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의식 반영’ 논란의 의협 연구소 “오해소지 있어 삭제”

입력 2020-09-02 16:37

대한의사협회 산하 기관인 의료정책연구소가 공공의대와 기존 의대 출신 의사를 비교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올린 것을 두고 “차별적이다” “엘리트주의와 특권의식이 불편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연구소는 2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홍보물을 지웠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구소는 전날 “의사 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라”며 SNS에 홍보물을 올렸다.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르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라는 선택지가 제시됐다.

또 다른 문항에는 “두 학생 중 나중에 의사가 돼 각각 다른 진단을 내렸다면 다음 중 누구 의견을 따르겠냐”고 묻고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과 ‘시민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해당 홍보물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혐오와 차별적인 시각이 담겼다” “수준 이하에 공감력이 떨어진다” “의사들의 특권의식이 담겼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일자 연구소는 게시물을 삭제했다.

연구소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 국민이 현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홍보물을 만들었다. 홍보물의 구성이나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않아 많은 오해와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아 일단 게시글을 내렸다”며 “필요하다면 사과 등 공식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