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미 200여기 초반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최소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미 국방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중국을 압박해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협상에 참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하는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은 핵전력 확대와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200기 초반 수준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향후 10년 안에 최소 두 배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미국에 위협적인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GLBM) 장착 핵탄두가 현재 100기 정도인데 5년 내 약 200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는 러시아나 미국보다는 작다. 미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는 4300기 정도, 미국은 3800기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국제 협약에도 구속받지 않은 채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하면서 중국이 동참하는 핵군축 논의를 강조해왔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지상 및 해상 기반 핵전력 향상으로 3대 핵전력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군함건조와 지상발사 재래식 탄도미사일, 순항 미사일, 통합방공망 등 몇가지 전력 현대화 부분에서 미국과 같거나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수상전투함 130척을 비롯해 총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 초까지 293척 정도를 보유한 미국을 넘어 해군력에서 세계 최대 규모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 미사일을 1250기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사거리가 70~300㎞에 불과한 미국의 단일형 재래식 지상발사 탄도미사일과 비교되며, 미국은 지상발사 순항미사일도 없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 2019년 중국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훈련 규모는 나머지 전 세계가 실시한 것보다 많았다.
중국의 2019년 공식 국방예산은 1천740억 달러지만 연구개발과 외국 무기 조달 등을 포함하면 실제 지출은 2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2019년 국방비 지출은 6850억 달러였으며 일본은 540억 달러, 한국은 400억 달러, 대만은 109억 달러 수준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