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년 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취임 100일(3일)을 앞두고 코로나 극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당 메시지를 부각하고 1단계 당 쇄신 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의 소회를 대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스팔트’ 인사를 겨냥해 정량평가를 대폭 확대한 당무감사도 김 위원장의 쇄신 작업을 더욱 진척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우리는 건국 이래 최대 보건 국난을 겪는 중”이라며 “정부는 성과를 자랑하려고만 하지 말고, 시국을 정치에 이용하려 시도하지 말고, 오로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만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명시했다. 당명 개정 및 새 정강·정책 채택 등 자신이 주도한 당 쇄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2일 “1년 만에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을 재기한 건 당 쇄신 작업이 1단계가 마무리된 만큼 가장 큰 현안인 코로나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는 3일 비대면 방식의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대여 투쟁 전략, 향후 본격화될 내년 4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종인의 페이스북 재개를 대망론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통합당은 이달부터 지역구 당무감사를 시작한다. 김 위원장의 2단계 당 쇄신 작업이 인적 쇄신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당무감사는 당협위원장 등 당 조직을 정비하는 작업이다.
특히 특별당무감사 대상 지역에 부산, 경남과 함께 서울이 포함돼 대권 잠룡인 황교안 전 대표도 대상이 된다. 김종인 지도부는 총선 참패의 주요 요인으로 ‘아스팔트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한 강경 일변도의 장외투쟁을 꼽고 있기에 이들과 관계를 맺었던 황 전 대표 등 당협위원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통합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원외당원협의회 당무감사에 정량평가를 대폭 반영하기로 했다.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은 “당무감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 눈높이에서 당무감사 평가항목과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감사는 이달 중하순, 정기 감사는 내달 시작해 연말까지 감사를 마칠 계획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