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2월로 돌아간 듯…소상공인 “매출 30% 이상 줄어”

입력 2020-09-02 15:26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에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했던 지난주 소상공인 매출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중앙회가 2일 발표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소상공인 인식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56.2%가 “7월 대비 8월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도소매·음식·숙박·기타서비스업 소상공인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8월은 소상공인 매출에 악재로 작용할 요인이 많았다.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로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데다 8월 중순부터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되면서 옅었던 7월의 회복세가 꺾여버렸다.

자료: 한국신용데이터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는 카드 매출의 변화로도 확인됐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24~30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8월 마지막 주(8월 26일~9월 1일) 매출의 75%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본격화됐던 2월 마지막 주(2월 24일~3월 1일)에 71%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고,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것이 고스란히 매출 타격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상공인들은 추가적인 매출 감소, 경기침체 등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소상공인 61.4%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월 평균 매출액 대비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81.4%)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서울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거리두기 2.5단계로 오후 9시 이후 홀 손님을 못 받게 된 것도 매출에 큰 타격”이라며 “거리두기 3단계까지 가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가장 필요한 지원책(복수응답)으로 자금지원(79.0%)과 세제지원(51.0%)을 꼽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1차 소상공인 신속 대출 시와 같은 1.5% 정책 금융 대출 실시, 전기세·수도세 등 간접세 성격의 공과금 인하, 부가세 등 세제 감면 등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2차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