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등 밴드’의 주인공 김혜주 대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간호사들의 노고에 대해 털어놨다.
국군춘천병원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는 2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지난 2월 군 의료지원팀으로 대구 동산병원에 투입됐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마스크 때문에 헐어버린 콧등에 반창고를 붙인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김 대위는 “겨울이라 추웠는데도 방호복을 입으면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일선에 있는 의료진에게 “지금은 한여름인데 얼마나 더울까(걱정된다)”며 “굉장히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2인 1조로 근무한 간호사들은 동료와 환자를 위해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꼈다. 방호복은 한번 외부에 노출되면 재사용할 수 없고 입고 벗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김 대위는 “한번 화장실에 가는 데 최소 30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 명이 화장실에 가면 남은 한 명이 최소 30분 동안 홀로 환자를 돌봐야 하는 것이다. 김 대위는 “나머지 근무자에 대한 배려로 화장실을 (가지 않고) 참았다”며 “일부러 물도 적게 마셨다”고 밝혔다.
김 대위는 자신이 되레 감염원이 될까 봐 근무하지 않을 때도 외출을 삼갔다. 그는 “하루에 (병원에) 2~3번 투입되니까 내가 조심한다고 해도 모르는 사이 감염될 수 있다”며 “(환자들은)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이니 내가 감염원이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분들이 음식을 많이 챙겨주셨다. 숙소를 어떻게 아시고 식사를 보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환자와 보호자가 처한 상황에 마음도 편치 못했다. 김 대위는 복도에라도 나오고 싶어하는 환자들을 제지하거나 면회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한 보호자들을 지켜볼 때 자신도 마음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대위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미리 알리지 않고 지원팀에 합류했다. 그는 “남편은 내가 군인이고 간호사니까 재난 상황에 최일선에 나가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머니는 ‘그 간호사가 너일 필요가 없지 않냐. 다음 생에는 너에게 간호사를 시키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끝으로 그는 방송을 통해 가족들에게 “다시 이런 일이 있어도 나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인턴기자